09, July, 2025 서문 :: Car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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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9, July, 2025 서문
    광고 2025. 7. 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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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의 꿈을 꾸었다.

    힘들었던 시절, 익숙한 거리들을 걷는 꿈이었다.

    그저 지난 시간을 무의식적으로 떠올렸을 뿐이지만, 그토록 생생한 꿈은 처음이었다.

    정말 그 시절, 그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현실감.

    자주 가던 PC방, 하굣길, 다녔던 학원, 좋아하던 장소들까지 선명하게 떠올랐다.

    몸도 가벼워서, 마치 과거의 내가 되어 그때 그 시간으로 되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행복한 기분으로 거리를 걷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눈을 떴고, 현실로 돌아왔다는 사실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 순간 문득 슬픔이 밀려왔다.

    그 시절은 힘들다고만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참 좋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움과 후회가 동시에 찾아왔다.

    그 감정이 남아 있어서였을까.

    ‘그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어떤 말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별로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기분이 스쳤다.

    물론, 지금의 나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좋아할지도 모른다.

    그때는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꿈을 꾸고, 스스로 선택하고, 노력하며

    조금씩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는 지금의 모습을 말이다.

    그런 점은 아마도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절 내가 가졌던 ‘진짜’ 소원이나 목표는 딱히 이룬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때의 목표는 막연하고, 추상적이며, 지금 기준으로 보면 비정량적이고 모호한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꿈들은 순수했고 간절했으며,

    무엇보다 그 꿈을 떠올릴 때면 나는 진심으로 행복했다.

    시간은 흘러 1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나는 나이를 먹었고, 많이 변했으며, ‘어른’이 되어갔다.

    아무것도 모르던 학생 시절의 꿈은 상황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고,

    그 방향이 때로는 더 나은 쪽으로 흘러갔다고도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은 여전히 시원하지 않다.

    살아오면서 인생의 목표는 여러 번 바뀌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믿었다.

    어떤 날은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어떤 날은 타협했으며,

    또 어떤 날은 포기했다.

    그렇게 나는 환경에 맞는 자신을 만들어가며, 나름의 성장을 해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득,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들이 너무 많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 깨달음이 슬픔을 자극했고, 그리움이 눈물로 번졌던 것 같다.

    나는 원래 과거의 기억이나 기록을 지우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겠다는 다짐 아래 많은 추억을 지웠고

    '다시 태어난다'는 마음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정작 그 시절의 기록 하나 없다는 사실이

    이토록 깊이 아프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오늘은 긴 하루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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